■ 허영구의 노동시간 이야기

여섯 번째 이야기: 지하철 기관사

/ 허영구 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1. 지하철 기관사의 죽음

금년 4월 초 서울도시철도공사(5·6·7·8호선) 소속 한 기관사 가 목숨을 끊었다. 2003년 이후 9명의 기관사가 그렇게 유명을 달리 했다. 지금까지 서울메트로 2명, 부산과 인천 지하철에서 각각 1명의 기관사가 목숨을 끊은 것도 안타깝고 슬픈 일인데, 서울도시철도 기관사들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기관사들은 일반인들보다 우울증과 공황장애에 더 많이 시달린다. 지하철 기관사들은 잿빛 지하 터널을 달려야 한다. 서울도시철도 5·6·7·8호선은 유일하게 전 구간이 지하 터널이다. 당연히 더 열악한 조건이다.

2014년 현재 전국 9대 도시 지하철 총연장 길이는 615km, 하루 운행횟수 8,428회인데, 서울메트로(1·2·3·4호선)와 서울도시철 도공사가 하루 전체 수송 인원 900만 명 중 80% 정도를 담당한다. 서 울시 수송 분담률의 36.5%를 지하철이 담당한다. 지하 공간에서의 장시간 근무, 1인 승무, 시간에 대한 강박관념, 불규칙한 근무 형태, 승객 안전에 대한 긴장감, 과중한 사고 부담감 등으로 우울증과 공황장애에 매우 많이 시달린다. 서울도시철도와 부산지하철 사례를 통해 기관사들의 노동시간을 둘러싼 문제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2. 서울도시철도공사

1) 불규칙한 근무

지하철 업무는 승무, 역무, 차량, 전기, 행정 등으로 분류되는데, 기관사의 업무는 승객이 탄 기차를 타고 직접 운전하는 ‘승무’다. 1 번에서 80번까지 다이아(Dia: 교번 및 근무표)가 짜여 있는데, 개인 별로 근무시간이 모두 다르다. 이를 ‘교번근무’라 한다. 365일 중 휴 일은 96일이다.

예를 들면 ‘주간-야간-비번-휴무-주간-주간-야간-비번-휴 무’ 형태다. 상황에 따라 변화가 있을 수는 있지만 연간 96일의 휴무 일은 변동이 없다. 근무시간은 주간 60%, 야간 40%다. 월 실근무일 은 16~17일이지만, 야간의 경우 퇴근하는 날은 ‘비번’이므로 월 평균 근무일은 22.4일이다.

하루 평균 운전 시간은 4.7시간이지만 하루 근무시간은 10시간  내외다. 운전 전에 준비 시간이 있고, 차량의 입고와 출고 시간이 있다. 차량 기지로 이동하는 수단은 승용차 또는 동료가 운전하는 전동차다. 운전 중에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운전 시간 중간에 심신의 피로를 회복할 휴게시간이 필요하다.

6호선의 경우를 보자. 지하 거리는 왕복 63.6km다. 기관사들의 출근 시간은 새벽부터 오전 11시까지 다르다. 오전7시 출발하는 열차의 경우 30분 전에 도착해 근무 기록을 관리하는 사내 전산망에 들어가 출근부에 사인하고 컴퓨터 내에서 1일 교육을 이수한다.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데, 주로 음주운전 측정기로 음주 여부를 체크한다. 관리자가 탑승 여부를 판단한다.

통과되면 승무사무소에서 교대하거나, 차량 기지에 가서 차량을 출고한 후 1시간 후에 운행한다. 6호선에는 모두 38개 역이 있다. 봉화산역에서 출발해 한 바퀴 도는 데 2시간 13분 걸린다. 오전 7시 출발하여 2시간 30분 운행한 후 9시 30분이 되면, 교대하고 3시간 휴식을 취한다. 점심시간이 포함된다. 그리고 12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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