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제16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트 대회

<사진: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기본소득은 바람에 실려 퍼져 간다
– 제16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대회 스케치

 

/ 오준호 논픽션 작가,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회원

#1

독일 브레멘 시의원 가브리엘 슈미트Gabriele Schmidt와 전체 세션 사이의 쉬는 시간에 로비에서 처음 만났다. 슈미트는 좌파당Die Linke 기본소득위원회 대변인이기도 하다. 인사를 나누다가 슈미트는 자신이 활동하는 지역의 이름을 딴 유명한 동화에 대해 말했다.

“브레멘 음악대 이야기 아세요?”
“그럼요. 개, 고양이, 수탉, 당나귀가 악대가 되려고 브레멘에 가는 이야기 아닌가요?”
“브레멘 음악대 이야기가 기본소득을 의미한답니다.”
“네?”

동물들은 늙고 병들어 더 이상 일을 못하게 되자 주인에게 학대당한다. 견디다 못한 동물들은 자유로운 브레멘에 가서 악대가 되려고 길을 떠난다. 캄캄한 밤에 불 켜진 집을 발견하여 다가가니, 도둑들이 약탈한 음식으로 진수성찬을 차려 놓고 있었다. 개가 멍멍, 고양이가 그르르, 수탉이 꼬끼오, 당나귀가 히힝히힝 울어, 도둑들은 혼비백산 도망가고 진수성찬은 동물들 차지가 된다. 동물들은 먹고 사는 걱정 없이 브레멘 음악대가 되어 여생을 즐긴다.

슈미트의 말대로, 이 동화는 기본소득 이야기였던 것이다! 도둑들이 약탈한 음식이 동물들이 노동으로 일궈 낸 산물인 것처럼, 이 세상의 부는 모든 사람의 공동 노동의 산물이다. 그 부를 기본소득으로 받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인생을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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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울산시당이 주관한 ‘노동자에게 희생 전가하는 조선산업 구조조정 반대’ 기자회견에 함께 하고 있는 가브리엘 슈미트 독일 브레멘 시의원 (사진 제공: 노동당 울산시당)

가브리엘 슈미트는 대회 둘째 날 한국의 노동당과 독일 좌파당이 공동 개최하는 “사회적·생태적 전환을 위한 기본소득 모델” 세션에서 발표했고, 대회가 끝난 후에는 조선업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울산을 방문해 노동당 울산시당과 함께 노동자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2

제16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대회는 7월 7일부터 9일까지 서울 서강대에서 열렸다.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asic Income Earth Network(BIEN)가 2년마다 여는 대회이며, 아시아에서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사회적·생태적 전환과 기본소득”이었다.

네덜란드, 뉴질랜드, 대만, 덴마크, 독일, 미국, 브라질, 스위스,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일본, 중국, 캐나다, 프랑스, 핀란드, 한국 등 20여 개 국가에서 참가했으며, 100여 명의 발표자를 포함한 연인원은 1천여 명 정도였다.

이번에 서울을 찾은 주요 발표자로는 비엔BIEN 창립 멤버이자 기본소득운동의 핵심 이론가인 필립 판 파레이스Philippe van Parijs(벨기에 루뱅대 교수), 브라질 시민기본소득법 제정에 큰 역할을 한 브라질 전 상원의원 에두아르도 수플리시Eduardo Matarazzo Suplicy, 핀란드 좌파연합 창립 멤버이자 경제학 교수인 얀 오토 안데르손Jan Otto Anderson, 인도 기본소득 실험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그 결과를 책으로 낸 사라트 다발라Sarath Davala, 독일 좌파당 공동대표인 독일 연방의원 카티아 키핑Katja Kipping 등이 있다. 키핑은 남편, 어린 딸과 함께 방한했고, 딸은 엄마가 단상에서 발표하는 동안 대회장 한쪽에 마련된 놀이방에서 한국 아이들과 즐겁게 놀았다. 대회 사흘 동안 오전에는 전체 세션plenary session이 서강대 다산관 1층 강연장에서 총 여섯 차례 열렸고, 오후에는 32개의 개별 세션과 2개의 워크숍이 여러 강의실에 나뉘어 진행되었다. 전체 세션에서는 전문 통역사에 의한 동시통역과 수화통역이 지원되었다. 개별 세션 에는 30여 명의 자원활동가들이 배정되어 행사 진행과 통역을 보조했다. 전체 세션과 달리 통역이 제한적으로만 지원되었기 때문에 참가자들이 다소 불편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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