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 쎄

‘치정’과 ‘멜로’, 그 경계에서 데이트 폭력을 묻다

/ 김보화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 책임연구원, 노동당 여성위원장

“경찰과의 치맥 파티”로 데이트 폭력을 근절한다?

2015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데이트 폭력”에 대한 폭로와 제보가 언론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데이트 폭력이란 넓게는 전 애인, 현 애인, 배우자 등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Intimate Partner Violence(IPV)’을 의미하며 물리적 폭력을 비롯하여 정서적, 언어적, 환경적, 성적 폭력을 포함한다. 최근 대표적인 사례만 보아도,‘진보 진영’ 내에서 활동했던 남성들의 폭력에 대한 전 여자 친구들의 폭로, 의학전문대학원 남학생이 여자 친구를 납치하고 폭행한 사건, 술에 만취한 여자 친구를 대상으로 모욕적인 사진을 찍고 배포한 남성, 헤어진 전 여자 친구나 전 부인에게 염산을 뿌리거나 납치, 감금, 살해를 저지른 사건에 이르기까지, 세대와 사회의 각 분야를 아우른다. 이처럼 다양한 층위와 유형의 가해행위가 있지만, 언론에서는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데이트 폭력보다는 신체적, 성적 폭력 피해가 심했던 사건들을 선정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여성을 잠재적 피해자 집단으로 구성하고 공포 담론을 재생산하고 있다*.

2016년 2월, 경찰은 데이트 폭력 대책 마련을 위해 전국 경찰서에‘ 연인 간 폭력 근절 태스크 포스 팀’을 설치하고, 한 달간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하였다.** 신고는 급증했다. 이제라도 국가적 차원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환영할 만하나, 곪을 대로 곪아 터져 나온 데이트 폭력의 문제가 한 달 만에 근절될 리는 만무하고, 그 문제를 공권력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핵심을 잘못 짚고 있기 때문이다.

* 「전 여친에 염산 뿌린 남성 자수…납치목적 전기충격기도 구입해」,『 인천일보』 2015년 12월 27일(http://www.incheonilbo.com/?mod=news&act=articleView&idxno=683746).「 전 여친 납치해 성폭행하고 돈 뺏은 30대 남」,『 세계일보』 2015년 11월 4일(http://www.segye.com/content/html/2015/11/04/20151104000433.html?OutUrl=naver). 「헤어지자?! 살해, 암매장까지…과격해지는 데이트 폭력」,『 머니 투데이』 2015년 5월 25일(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5052414162552093&outlink=1).
** 경찰청은 2016년 2월 2일 데이트 폭력 대응 체제와 관련한 보도 자료를 통해 전국 모든 경찰서에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하고 형사 1명, 여성·청소년 전담 수사관 1명, 상담 전문 여경, 피해자 보호 담당자 등으로 구성된‘ 연인 간 폭력 근절 태스크 포스 팀(TF)’을 꾸린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태스크 포스 팀은 데이트 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가해자를 처벌하는 업무뿐만 아니라, 사건 발생 이후에 가해자의 폭력성과 상습성 등을 확인해 피해자에게 접근하거나 연락하지 말라고 가해자에게 경고하는 업무까지 맡는다고 한다. 또한 정부가 지난 1월 28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확정한「 4대악 근절 추진 실적 및 2016년 추진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스토킹 방지 및 처벌 강화를 위한 법제화 방안 검토 등 정책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한다. (한국여성의 전화 화요 논평. http://hotline.or.kr/board_statement/24274.)

– 이후 생략된 전체 글은 PDF파일을 다운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

44호_데이트 폭력을 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