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트럼프노믹스, 신자유주의의 종말인가
레이거노믹스의 부활인가?

/ 조혜경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연구원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저를 보이고 있는 데 반해, 미국 증시에서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 국민의 평가와 시장의 평가가 완전히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 증시의 호황세는 미국 경제의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는 낙관적인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인데, 이는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의 입장에서 트럼프는 최고의 대통령인 셈이다.

트럼프노믹스란?

왜 시장은 트럼프의 경제정책에 환호하는 것일까? 우선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자.

트럼프는 선거 과정에서 경제 공약으로 네 가지를 약속했다. 첫째는 전 방위적 감세, 둘째는 규제 완화, 셋째는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재정지출 확대, 마지막으로 보호무역주의. 대내외적으로 가장 큰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를 제외하고 앞의 세 가지 정책만 놓고 보면, 기업의 입장에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정도로 환상적인 정책 조합이다. 대대적인 감세와 규제 완화라는 선물 보따리에 더해 정부가 돈을 왕창 풀어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하니 기업들은 어마어마한 횡재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실제 트럼프노믹스의 효과로 거의 모든 산업이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인프라에 1조달러(2015년 한국 GDP가 1조3775억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액수다)를 투자하는 트럼프 식 뉴딜 정책, 방위비 증액, 화석연료를 부활하는 에너지 정책 등 대표적인 경제 공약들이 실현된다면, 광업 및 에너지 업종, 군수산업, 건설업이 직접적인 수혜자가 된다. 금융업도 이중의 혜택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새로 도입된 규제들이 폐지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시중 금리가 상승하여 은행들의 수익성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스티븐 느무신 재무부 장관이 골드만 삭스와 헤지 펀드에서 잔뼈가 굵은 금융인 출신이라는 사실이 제대로 빛을 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어떨까? 트럼프의 통상 정책이 추구하는 목표는 “Buy American and Hire American”이라는 슬로건, 즉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것으로 집약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국경세’를 제시했다. 완제품이든 부품이든 수입품에 대해 높은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이든 다른 나라 기업이든 인건비가 싼 다른 나라에서 물건을 만들어 미국에서 판매하면 국경세라는 철퇴를 맞게 된다. 그 대신 미국에 공장을 짓고 미국인을 고용해서 트럼프가 약속한 감세와 규제 완화의 해택을 누리라고 주문하고 있다. 트럼프의 예상대로 국경세가 효과를 발휘한다면 미국에서 거의 사라진 제조업이 다시 부활하게 될 것이다.

트럼프노믹스가 광업에서 건설업, 제조업에 이르기까지 실물 경기를 확실히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고 여기에 업종을 가리지 않는 법인세 인하(대선 공약은 현행 35%의 법인세 최고 세율을 15% 단일세율로 인하)라는 특별 선물까지 보태면, 기업들의 세전, 세후 이익 모두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미국 증시가 승승장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동안 미국 수출에 의존했던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미국 경제만큼은 호황을 기대해도 좋다는 판단과 함께 기업의 순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에 전 세계 투자자들이 미국증시에 몰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겠다.

파격적인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게 되면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것이라는 비난이 쏟아질 법도 하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일부 경제학자들을 제외하고는 국가재정 위기나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경고의 목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투자자와 금융시장은 트럼프노믹스로 인한 재정 위기에 대한 걱정보다 트럼프노믹스가 가져올 기업 이익 증가와 경제 부양 효과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경기 부양책을 통해 기업의 세전 이익의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Buy American and Hire American’ 정책이 성공하여 신규 세수가 들어오면, 대대적인 감세에도 불구하고 세수가 전체적으로 증가하여 재정에 큰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깔려 있는 듯하다. 트럼프의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에 대해서는 비판과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트럼프의 경제정책에 대해 투자자와 금융시장은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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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호_조혜경_트럼프노믹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