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평

박근혜 탄핵을 돌아본다

/ 김찬휘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부소장

1. 탄핵의 숨은 공신?

2017년 3월 10일 오전 11시 21분, 이정미 헌법재판관이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라고 선언하면서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이었던 박근혜가 탄핵되었다. 작년 10월 29일에 시작된 촛불집회가 드디어 박근혜를 끌어내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촛불집회에 참가한 연인원 1,000만 이상의 시민이 박근혜 탄핵의 일등 공신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탄핵의 숨은 3대 공신이 있다.

일단‘ 이쏘공’(이화여대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정운호.

작년 7월에 미래라이프대학 사업에 반대하는 이화여대 학생들의 투쟁이 처음 시작될 때만 해도 이것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연결될 것이라 생각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 마카오에서 수백억원 대의 상습적 도박을 해 온 네이처 리퍼블릭의 정운호가 최유정 변호사에게 착수금 반환을 요구하며 폭행을 가했을 때, 이것이 ‘나비효과’를 일으키면서 우병우란 이름을 전 국민에게 알리게 될 것이라 누가 예상했을까?

그런데 이 둘보다 훨씬 강력한 숨은 공신이 있다. 이 사태 전체를 시작한 집단, 바로『 조선일보』.

모든 것의 시작은 7월 18일 월요일 『조선일보』 1면이었다. 넥슨에서 공짜 주식을 받은 진경준 검사 사건으로 시끄러운 와중에 『조선일보』는 뉴스 주목도가 가장 높은 월요일, 제일 잘 보이는 1면에 “우병우 민정수석의 처가 부동산. 넥슨, 5년 전 1,326억원에 사 줬다”라는 기사를 낸다. 7월 26일 TV조선은 “청와대 안종범 수석, 문화재단 미르 500억 모금 지원”이라는 보도를, 8월 2일에는 K스포츠 재단380억원에 관한 보도를, 8월 12일에는 청와대가 두 재단과 연루되어 있다는 보도를 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연일 계속된『 조선일보』의‘ 청와대 때리기’에 대한 청와대의 반응은 『조선일보』의 기대와 달랐다. 8월 21일 청와대 관계자는『 조선일보』를“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고 규정한다. 8월 22일에는 검찰이 대우조선해양 비리에‘ 유력 일간지’ 고위 간부들이 연루되어 있다고 언론에 흘린다. 이어 8월 29일, 친박의 돌격대 김진태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조선일보』의 송희영 주필이 호화 요트 접대를 받았
다”라고 공개한다. 결국 송희영 주필은 사퇴하고 『조선일보』는 잠잠해졌다.

그러나 포기할『 조선일보』가 아니었다. 특히 2017년은 종편 재승인 심사가 있는 해이기에, 거기서 포기한다면 TV조선은 사라질 수도 있었다. 그래서 정보를『 한겨레』에 넘긴 것으로 보인다. 9월 20일『 한겨레』는 재단 미르와 K스포츠의 실세가 최순실이라고 보도한다. 이제 촛불집회의 모든 재료가 준비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세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1. 박근혜 탄핵으로 귀결된 사건 전체의 시발점은 『조선일보』와 박근혜파의 갈등으로 표출된 지배층 내부의 분열이었다는 것.

2. 지배계급의 작은 균열은 억눌려 온 대중의 분노를 터져 나오게 하고 대중의 역동성은 지배층의 애초 구도를 뛰어넘어 버린다는 것.

3. 촛불집회라는 대중운동의 폭발로 인해 ‘정권 재창출’이라는 지배계급의 원래 의도는 좌절되었지만, ‘박근혜 무력화’라는 일차적 목적은‘ 박근혜 탄핵’이란 형식으로 달성되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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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호_김찬휘_탄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