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단

공유부 배당의 논변 구조와 기본소득론의 사회상

/ 금민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소장

기본소득은 공유부共有副의 평등한 배당이다. 여기에서 ‘공유부wealth of commons’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이유는 ‘공유지’ 또는 ‘공유’라는 개념이 특정한 소유 형태로 이해될 수 있고 ‘공동소유common ownership’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공유부’라는 개념은 소유 형태와 무관하게 공동의 것으로 돌려야 할 수익을 뜻한다. 결국 공유부 배당이란 공동의 것으로 돌려야 할 수익을 모두에게 평등하게 배당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20세기 복지국가의 이전 지출transfer payment과 분명히 구별되는 기본소득의 고유한 원리를 표현한다. 20세기 복지국가의 복지 급여는 ‘기여의 원리’에 따른 사회보험과 ‘필요의 원리’에 따른 공공부조라는 두 축으로 구성된다. 사회보험이 빈곤 예방의 기능을 가진다면 사회부조는 사후적인 빈곤 구제 수단이다. 이와 비교할 때 기본소득은 개별적 기여와 무관하게 또한 필요에 대한 심사 없이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지급된다. 이와 같은 현금 이전cash transfer의 정당성은 어느 누구의 노동 성과로 귀속시킬 수 없는 공유부는 사적으로 전유될 수 없으며 모두에게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한다는 점에서찾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인식은 이미 18세기 말 프랑스대혁명기의 사상가인 토마스 페인Thomas Paine과 토마스 스펜스Thomas Spence에게서 토지 소유권에 대한 문제의식 속에서 싹텄고, 오늘날에는 디지털 자본주의, 인지자본주의, 인공지능 등 현대적 배경 속에서 다시 등장하고 있다. 토지, 생태환경, 축적된 지식, 금융, 네트워크 등 공유재의 확대에 관한 현대적인 논의는 자신의 노동에 근거한 소득이라는 이념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사적 전유된 공유부를 정치공동체가 환수하여 평등하게 분배하는 제도, 곧 기본소득 배당에 대해 충분한 정당성을 제공한다. 공유부에 대해서는 누구나 배당받을 권리를 가지기 때문에, 사유재산제도의 법적 형식에 의해 사적으로 전유되는 공유부를 환수하여 구성원 모두에게 평등하게 분배해야 하는 것은 정치공동체의 의무가 된다. 사유재산제도를 유지하면서 공유부를 환수할 수 있는 수단은 조세다. 그런데 공유부 배당을 위한 조세는 국가가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고 전액을 평등하게 배당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국가의 재정충용을 위한 일반 조세와 구별된다. *공유부 배당론의 의의는 단지 기본소득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문제를 넘어선다. 즉 공유부 배당의 관점은 20세기 복지국가의 이전 지출과 기본소득의 관계를 사고할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공유부 배당으로서 기본소득은 사회보험이나 공공부조와 전혀 다른 원리에 기초해 있다. 기본소득이 사회보험이나 공공부조를 대체할 것인가의 문제는 어떤 수준의 기본소득이 도입되는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높은 수준의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사회보험과 공공부조의 필요성은 매우 줄어들 것이고 전면적인 대체 관계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낮은 수준이나 생계 수준 정도의 기본소득 도입으로는 사회보험이나 공공부조가 대체되지 않을 것이며 대체되어야 할 어떠한 합목적성도 없다. 도입 단계에서 기본소득은 사회보험 및 공공부조와 병립할 수 밖에 없다. 이와 같은 혼합 복지 모델에서 기본소득, 사회보험, 공공부조는 각각 공유부의 평등한 배당의 원리, 기여의 원리, 필요의 원리에 따라 이루어지는 현금 급여로서 서로 다른 문제 영역에 대한 복합적인 해결 방식이 될 것이다.

이 글은 공유부 배당의 관점에서 기본소득과 20세기 복지국가의 이전 지출들의 차별성을 살펴보고, 나아가 공유부 배당론의 논변 구조를 사유재산권 및 시장 노동과의 관계 속에서 분명히 하고 이에 근거하여 기본소득론의 사회상을 그려본다.

* 공유부 배당을 위한 재정을 마련하기 위한 조세에서는 재정 환상이 제거된다. 거둔 액수 그대로 1/n로 분배되게 때문에 누구나 손익에 대해 명료한 인식을 가질 수 있다. 오직 재분배만을 위한 조세라는 점에서 목적세라고 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준조세로서 재분배 기여금 성격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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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호_금민